1900년대 끔찍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이야기
1863년 1월 1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발표한 노예 해방 선언(奴隸解放宣言)은 여전히 100년이 지난 1960년대에도 유효하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인종차별이 난무한 시대였다. '히든 피겨스'에서는 백인 남성들의 흑인 여성들을 무시하는 시선과 태도는 물론이거니와 커피조차도 흑인들 전용 커피포트를 따로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스커트와 굽도 높은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규정과 버스조차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뒷칸에만 앉아야만 했다. 중요 회의 참석은 꿈도 꿀 수가 없다. 그리고 너무 충격적이었던 것은 백인과 분리된 화장실이었다. 게다가 가까운 곳에 유색인종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 밖 8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달릴 수밖에 없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그린북'에서도 주인공인 흑인 '셜리' 피아니스트는 공연을 위해 정장을 사기 위해 들린 양장점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고 백인 경관의 갑작스러운 불시검문도 있었으며, 식당에 들어가도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식사가 거절당하기도 하였다. 이 영화에서도 화장실 차별이 나온다. 어느 공연장에서 '셜리'가 용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이 어디 있느냐고 직원에게 물었으나, 흑인을 위한 화장실은 실내에 없다는 말에 부득이 자기 숙소로 돌아와 용변을 보고 다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두 영화 모두 실화를 배경으로 제작되어 1900년 당시 얼마나 끔찍한 인종차별이 많았을지 생각해 본다.
차별을 없애는데 앞장선 또 다른 숨은 영웅들
여전히 흑인들을 향한 차별이 멈추지 않는 어느 날, 캐서린 존슨은 용변을 해결하기위해 빗속을 달려 실외 화장실을 다녀온다. 그런데 그녀의 상사 알 해리슨은 그녀의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캐서린에게 내가 긴급하게 찾았는데 어디 갔다 왔냐면서 역정을 내었다. 그간 참을 만큼 참았던 캐서린도 결국 폭발하여 해리슨에게 울분을 토해낸다. 그러자 해리슨은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유색 전용 화장실 푯말을 없애버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No more colored restrooms. No more white restrooms. Just Plain old toilets. Here at NASA, we all pee the same color." 너무 멋진 말이 아닌가! 그리고 뛰어난 공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메리 잭슨에게 공학자의 꿈을 포기 말라며 격려해준 폴란드 출신 엔지니어 칼 질렌스 키도 있다. 우주 비행사 존 글렌 또한 흑인 직원들을 차별 없이 대해주었으며 우주선 궤도 계산을 담당했던 IBM 컴퓨터를 신뢰하지 못해 캐서린 존슨에게 계산을 의뢰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한 장면을 연출했다.
NASA에서 가장 영감 어린 인물 중 하나, 캐서린 존슨
미국의 최초 유인 우주비행과 유인 달탐사를 성공으로 NASA의 우주개발 초장기를 이끈 인물 중 하나인 캐서린 존슨은 1918년 8월 26일에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와 선생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존슨은 어린 나이부터 수학 능력이 탁월하여 결국 흑인 여성 최초로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원에 입학하고 NASA에 취업하였다. 미국 첫 유인 우주비행과 최초 달 착륙 계획인 '머큐리 프로젝트'와 '아폴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캐서린은 당시 복잡한 계산이 불가능했던 컴퓨터를 대신하여 각종 로켓 발사 궤적, 달 착륙선 착륙 궤도를 직접 수작업으로 계산하여 모든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2015년 드디어 오락 버마 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33년 간 NASA에 재직하면서 24편 이상의 논문을 남기기도 한 그녀는 2020년 2월 24일 101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온갖 차별을 겪었지만 결국 실력으로 극복한 캐서린은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늘 자신을 낮춰 겸손하였다. 그녀는 미국뿐만 아니라 모든 인종이 평등하도록 이끈 개척자임에 틀림이 없다.